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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녹는 온도
정이현 지음
조금 뒤에서 바라보자, 애인의 뒷모습이 낯설었다.
그는 중개사와 무슨이야기인지를 꽤 심각하게 나누며 점점 빠르게 앞으로 걸어갔다. 그녀에게서 멀어져갔다.
수연이 어디만큼 따라오는지는 그의 관심사가 아닌 것 같았다.
서로가 서로에게 도망칠 수 있다면 기회는 지금뿐인지도 모른다는 생긱이 문득, 들었다.
녹는다 라는 단어를 떠올렸을 때
책에서처럼 아이스크림을 떠올렸다. 기껏해야 사랑하는 여인이 대화하는 '넌 날 녹였어(?)' 정도.
하지만 단편소설 이라기도 뭐한 짤막한 내용 들을 각각 담은 이야기만큼이나 녹는다라는 의미가 다양했다.
제목에 너무 집착했던 것이 아닐까 하고 최대한 제목을 배제하고 읽어보려 했지만
지인이 내게 준 이 책은 날 말그대로 녹였다.
지인이 정이현씨는 아니다...
책이 상당히 짧지만 잔잔한 감동을 느끼기에는 충분한 책이다.
하나의 시를 읽는 기분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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