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에서 “정당방위”는 종종 뉴스나 드라마 속 장면처럼 익숙하지만, 실제로 법적으로 인정받기까지는 엄격한 요건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분명한 위협 속에서 자신이나 타인을 지키기 위해 불가피하게 한 행동이 ‘정당방위’로 인정받은 사례들도 존재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대표적인 판례를 소개하고, 정당방위의 요건과 의미를 되짚어보겠습니다.
1. 정당방위란?
형법 제21조 제1항은 다음과 같이 규정합니다.
“자기 또는 타인의 법익에 대한 현재의 부당한 침해를 방위하기 위한 행위는 상당한 이유가 있을 때 벌하지 않는다.”
즉, ① 현재의 위험이 존재하고, ② 그 위험이 부당하며, ③ 방위행위가 상당한 범위 안에 있을 때 정당방위로 인정됩니다.
2. 실제로 인정된 대표적 사례
✅ 사례 1: 주거침입자 제압 사건 (대법원 2007도3704)
한 남성이 자신의 집에 무단침입한 낯선 남성에게 목을 조르고 제압하는 과정에서 상해를 입혔습니다. 피해자는 당시 술에 취한 상태로, 주거지에 침입 후 도주하려 하지 않고 거칠게 반항했습니다.
- 쟁점: 피고인의 제압 과정이 과잉이었는지 여부
- 결과: 대법원은 “침입자의 침해는 현재의 부당한 위협이었고, 방위 행위는 필요한 정도를 넘지 않았다”며 정당방위로 무죄 판결
✅ 사례 2: 야간 귀가 중 칼을 든 낯선 사람의 위협 (서울고법 2013노253)
여성이 심야 귀가 도중 뒤따라오던 남성이 흉기를 꺼내 협박하자 호신용 스프레이로 반격한 후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이후 해당 남성은 경찰 조사에서 강도 미수 혐의로 기소됨.
- 쟁점: 호신 스프레이 사용이 과잉 대응인가?
- 결과: 정당방위 인정. 폭력 행위로 간주되지 않음, 피해 여성은 처벌 대상 아님.
✅ 사례 3: 지인 폭행 말리다 생긴 몸싸움 (부산지법 2020고단1245)
술자리에서 한 남성이 여성 지인을 강제로 끌고 가려는 상황을 목격한 친구가 말리면서 몸싸움 발생. 가해자는 이후 상해를 주장했지만, 제지한 남성은 “폭행을 멈추게 하기 위한 행위였다”고 진술.
- 결과: 정당방위 인정. 단, "행위가 사회통념상 과도하지 않은 수준"이라는 점이 핵심.
3. 정당방위로 인정받기 위한 요건 정리
현재성 | 침해가 실제로 진행 중이거나 임박해야 함 |
부당성 | 상대방의 행위가 불법적, 위법적이어야 함 |
상당성 | 방어 수단과 정도가 사회통념상 합리적이어야 함 |
※ 이 중 어느 하나라도 부족하면 과잉방위(제21조 2항), 또는 정당방위 불인정이 될 수 있습니다.
4. 정당방위, 왜 인정받기 어렵다고 느껴질까?
대중들은 종종 "정당방위인데도 처벌받았다"는 오해를 하기도 합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 방어 수단이 상대를 더 크게 다치게 한 경우
- 위협이 이미 끝났음에도 계속 가해했을 경우
- 증거 부족으로 침해의 '현재성'을 입증하지 못한 경우
이런 상황에서는 정당방위가 아니라 과잉방위나 폭행죄로 인정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5. 마무리: 정당방위는 자기방어의 권리다
정당방위는 자신이나 타인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법적 권리입니다. 그러나 그 경계는 섬세하고, 법적 판단은 실제 상황의 구체적 정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위기 상황에서 침착한 대응과 명확한 기록(예: CCTV, 신고 기록 등)은 정당방위 인정에 큰 도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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